인어피스에는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2026년 2월의 편지
ep.15 몸 전체로 얘기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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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피스에는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정해 같이 읽고 감상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회차마다 모임장을 새롭게 정하는데요. 모임장은 함께 읽을 책을 정할 수 있어요. 2월의 독서모임장은 저, 박소연이고요. 저는 2월의 책으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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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오래 전, 제가 엉엉 울며 읽었던 책이에요. 여리고 예민한 마음을 가졌지만 무관심 속에서 장난꾸러기가 되어 버린 주인공 ‘제제’, 제제에게 변함없는 기댈 곳이 되어 준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 제제에게 사랑의 세계를 열어준 ‘뽀르뚜가’ 아저씨의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요. 하얗던 표지가 누레진 만큼 책 속 내용도 희미해져, 책장을 넘기며 오열(...)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마흔이 넘고 나무를 매일 만지는 목수가 되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다시 읽으니 느낌이 너무 다르더라고요.
이번에 새로 읽으면서는 아래 문장에 밑줄을 쳤습니다. 작은 라임 오렌지나무인 밍기뉴가 제제에게 하는 말입니다.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 잎으로도 얘기하고 가지랑 뿌리로도 얘기해. 들어 볼래? 그럼 귀를 내 몸에 대어 봐.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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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나무에게 무슨 짓이야!
이 책을 안 읽은 구독자님은 '나무가 말을 한다고?' 하실 것 같고요, 책을 이미 읽으신 구독자님은 '밍기뉴 같은 나무들을 잘라 내서 가구를 만드는 거잖아...' 하실 것 같아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제제는 밍기뉴라 이름 지은 나무와 말을 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설정이고요. 인어피스에서 사용하는 나무들은 60년 가량 자라 탄소포집능력을 상실한 나무들에요. 이 나무들을 잘라야 대기 속 탄소를 포집하여 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나무를 심을 수 있거든요. 이것을 바로 순환림이라 불러요. 새로운 밍기뉴들이 태어나려면 오래된 나무들이 자릴 내어주어야 하는 현실인 거죠.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요.
다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로 돌아갈게요. 정말이지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요. 나이테로도 이야기하고, 옹이로도 이야기합니다. 나무를 좋아하시는 분, 원목가구를 사용하시는 분, 목공을 하거나 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수밖에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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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로 일생을 보여줘요.
먼저 잘 아시는 나이테. 나이테는 춘재와 추재로 이루어져 있어요. 봄부터 초여름까지의 빠르고 활발한 성장으로 만들어진 것이 춘재고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성장 둔화로 만들어진 부분이 추재입니다. 춘재는 성장이 빨랐던 만큼 세포벽이 얇고 조직이 엉성해서 색이 연하고 폭이 넓은데요. 추재는 세포벽이 두껍고 밀도도 치밀해서 색이 진하고 폭도 좁아요. 그 둘, 춘재와 추재가 더해지면 나무의 한 해를 말해주는 나이테가 됩니다. 이것을 보고 나무가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자랐는지 알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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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로 시련과 회복을 말해요.
옹이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무가 성장하기 위해 가지를 뻗어낸 부분이 옹이입니다. 가지가 자라다 꺾인 부분, 상처를 입고 회복하기 위해 애썼던 부분에도 옹이가 생기고요. 나무는 살아 있고, 성장해야 살아남고, 우리에게 닿으니- 옹이가 없는 나무는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옹이를 볼 때마다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나무를 가구로 만들 때의 옹이는 조금 성가신 존재이기도 해요. 디자인할 때도 옹이가 있어서 아름다울 수 있는 자리에 넣어야 하고(고객 요청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배치하기도 합니다), 재단이나 샌딩할 때도 손이 많이 가거든요. 그런데 또 막상 가구로 만들어 놓으면 눈길이 닿을 때마다 기운이 나요. 용기가 생기죠.
우리도 몸 전체로 얘기해요.
예전에 어른들이 살다 보면 얼굴에서도 인생이 보인다, 라는 말을 자주 하셨잖아요. 미소 지을 때 생기는 주름 사이에서도 살아온 길이 보인다고요. 진짜 그렇더라고요. 가구를 소중히 만져보시는 손길에서 '다정과 배려가 배어 있으시구나', 배송 때마다 문을 활짝 열어주시는 고객님의 움직임에서 '아, 많은 이들을 기쁘게 맞으신 경험이 많으신 분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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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몸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부디 좋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를, 앞으로 더 좋은 것을 이야기하게 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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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나무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어피스 박소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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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의 평화, 인어피스
so@inapie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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